출처 : 2004.05.24청음회관
<특집논문>
청각장애아의 사회화 과정
-언어의 역할을 중심으로-
최 현
(특수교육학 박사)
인간존립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개인이 집단의 일원으로서 적응해 나가는 사회화(Socialization)가 있다. 이 사회와의 과정은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갖고 맡은 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감으로써 진행되는 것이다. 언어는 사회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청각장애아는 상대방의 음성적 언어표현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화의 접근이 정상아보다 어려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청각장애에 기인한 사회성 발달 지체도 본인과 가족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연구결과는 보고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남캘리포니아대학교 청각장애아연구소인 죤 트레이시 클리닉에서 청각장애아의 사회성 발달(주로 언어를 중심으로 한)을 연구한 최 현 박사의 논문을 요약․게재하였다.
I. 서론
사회화의 시작은 지식을 얻음에서 비롯되며(Brim, 1966), 사회적 접촉을 통하여 계속된다.(Robertson, 1981). 따라서, 사회화 과정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상적인 인간 관계를 가지고 맡은 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 체험해 나감으로써 진행되는 것이다(Cohen, 1976).
인간의 학습을 가능케하는 주된 감각기관에는 오감, 즉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통하여 아동의 학습은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아동들은 사회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언어를, 상대방의 음성 언어를 자연적인 환경 가운데서 듣고 흉내냄으로서 습득하게 된다. 또한 상대방의 의미있는 음성 언어를 반복적으로 들음으로써 점차적으로 그것을 이해하고 꺠닫게 된다. 이는 체험과 인지 발달에 정비례적으로 연관되어 진다. 부모가 아동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녀에 대한 부모의 영향력은 커지기 마련이다. 아동들은 부모의 언어적 표현에 의해 그 형식과 문장법을 점차적으로 배워 가면서 익숙해지는 것이다.
청각장애아들이 상대방의 음성적 언어 표현을 이해하기 위하여는 입술의 움직임, 얼굴의 감정표현, 제스츄어, 그리고 학습을 통한 수화 등 모든 형태의 방법을 나름대로 망라해서 참고해야만 된다. 또한, 의사소통 능력을 계발하고 향상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잔여 청력 이용과 과학장비 활용, 타인의 언어모방 훈련 등 계속적인 학습과 실습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청각장애가 개인의 삶 전반에 미치게 될 영향력을 감안할 때, 청각장애아의 사회화에 대한 접근도 정상인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것을 감안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만약 청각 장애가 선천적인 것이어서 소리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는, 아동의 문제점들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취학중인 청각장애아들은 학업성취, 사회적응, 자신에 대한 통찰력 배양 등 어려운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했던 체험을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Kirk and Gallagher, 1983)
II. 학습과 언어훈련
학습은 인간 생존의 결정적 요인이다. 학습의 방법은 다양하여, 환경․장소․시간에 따라 다르고 대상에 따리 차이가 있다. 개인차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렇게 다른 모든 방법들은 다 나름대로의 분명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학습은 배우는 모든 정보를 뇌의 기억장치에 주입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Halacy, 1970). 실버만(Silverman, 1972)은 “과거의 체험이나 실제에서 얻어 낸 영구적 결과를 개인의 응답목록에 비교적 영구적으로 저장해 가는 과정”이라고 학습을 정의하였다. 여기에는 세 가지의 학습의 기본 원리가 있는데, 이들은 연상법․강화법․심리적 동기부여 등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언어에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가 있다. 음성언어는 각자가 처해있는 사회에서 자연적 습관적으로 음성을 통하여 소통되어지는 의사전달의 한 매개체로서 듣기와 말하기가 있다. 한편 문자언어는 그 사회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도록 상징적으로 쓰여지고 읽혀지며 이해되어지는 조직․과학․보편적인 의사전달의 매개체라 할 수 있다. 언어의 습득은 발달심리적으로 볼 때 인지발달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아동들에 있어서의 자국어 구사 능력은 곧 그와 상응하는 수준의 세계 모든 나라 아동들의 체험에 대한 이해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 이에 적응하는 인지발달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언어는 알맞은 학습과 성숙이 전제된 특수하고 조직적인 발달 행동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왜냐하면 언어가 전달해 주는 의미 이면에는 구조적 기능과 더불어 문화 전반에 걸친 전이가 기초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유아기에는 주위환경에서 오는 소리의 자극이나 또는 사람들로부터 듣는 음성을 모방하여 응얼거리게 된다. 만약에 일상적인 생활에서 격리되어 양육 될 때에는 청각 기관을 자극해주는 소리의 침투력 결여로 인하여 자신의 음성 기관을 활용할 능력이 저하된다. 이러한 기회의 상실은 한 아동의 언어발달의 영구적 지체를 초래 할 수 있게 되며, 모방학습의 기회실조 현상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초기의 언어습득은 모방 학습에 의존하지만, 점차적으로 구조적이고 조직적인 언어유형에 동화되면서 보다 고차원적인 언어를 구성․표현하게 된다. 언어는 학습된 행동이고 행동 발달의 주된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그 성숙도와 훈련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여기에서는 심도있게 관찰해야 한다. 언어는 다방면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상대방과 접촉을 통한 지적 진행, 지적 진행의 계발, 가속화, 그리고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 근거로 존재한다. 언어는 현재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상호 활동의 주된 통로가 되며, 단순한 낱말의 사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언어는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수용언어는 사상이나 생각, 타인의 감정이나 감각 등 일반적으로 주위 환경이나 모든 존재하는 것들로부터 지각하게 되는 것들을 의미한다. 표현언어는 수용언어와 관계하는 자신의 일반적인 상황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이른다(Bloom and Lahey 1978, Wood 1976). 수용언어와 표현언어는 본질적으로 일반적인 언어발달 과정에서 상호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수용언어의 양과 질은 곧 표현언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터윌리거(1967)는 이에 대한 연구를 정상아의 초기 발달 모형으로 기술하고 있다. 필자는 남캘리포니아 대학교 청각장애아 연구소인 죤 트레이시 크리닉에서 청각장애아와 정상아의 언어발달을 비교․연구해 보았다.
나이 |
사용어휘 | |
정 상 아 |
청각장애아 | |
8개월 |
응얼거리기 시작하고 부모는 이를 강화시킴 |
의미는 있겠지만 이해할 수 없는 단순모음 |
10개월 |
단어 1개 |
단순 모음 계속 |
12개월 |
단어 3개 |
단순 모음 계속 |
18개월 |
단어 22개 |
단어 1-2개 |
24개월 |
단어 272개 음성을 이용한 의사소통 |
2-3개 단어 (분명치 못함) |
III. 청각장애아의 사회화에 있어서 언어의 역할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주요 수단이다. 청각장애아의 언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각도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방법론 또한 계속 연구되고 있다. 연구에 병행되는 주제들은 청각 장애자로 인한 언어발달 지체가 청각장애아의 능력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치며 그러한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하는 것과, 발달과정상 정상아와의 차이를 규정하려는 일련의 시도들이다.
아이비미(1982)는 청각장애아의 언어능력을 평가해 본 결과, 측정 방법에 관계없이 그들보다 나이가 더 어린 정상아들에게도 못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청각장애아들이 종속절이나 등위절을 포함하는 긴 문장을 구사하기보다는 간단하고 단순한 문장을 선택․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 나아가 청각장애아들은 명사나 동사는 과다하게 사용하지만 조동사․전치사․한정사․부사 등은 과소 사용 또는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정문이나 의문문은 문형상 잘못 사용하고 있는 예가 허다하다. 더 나아가 어떠한 개념을 독립된 형태로 형성해야 할 문장이나 일련의 생각들을 연속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완전한 작문을 구성하는 능력이 뒤떨어지고 있다. 충분하지 못한 의사소통으로 인한 청각장애아의 사회화 지체는 많은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베스트와 넬슨(1984)은 청각장애아들의 주요 장애요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이는 정상아들과의 비교 ․분석에서 얻어진 것이다.
첫째, 아동들의 자국어 습득은 95%가 청각 계통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둘째, 만 5세가 되어 학교에 입학하는 정상아들은 이미 6천 ~1만 개 단어의 수용능력을 지니고 있다.
셋째, 영어권에서 성장하는 정상아들은 만 4세가 되면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을 90%정도 구사한다.
넷째, 어휘와 문법에 대한 개념은 가족들과의 접촉을 통하여 학습되며, 기타는 직접적인 주위환경을 통하여 학습된다.
청각장애아들이 가족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가족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외톨이로 자란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적응하고 신념 있는 한 인간으로서 온전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리라는 기대는 그만큼 희박해질 것이다. 청각장애아들의 이상적인 성장을 위한 열쇠는 바로 그 가족들에게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만약 온 가족이 청각장애아를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하고, 사랑하고 이해하고 인내해 준다면 청각장애자체가 그 아동의 사회적 적응과 인지적 발달에 큰 영향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로버트슨(1981)은 사회화를 정의하면서 “인간은 개성이 형성되고 그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초기의 사회적 접촉으로 그 평생을 통한 사회적 접촉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동일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부분적으로 비슷한 특성을 지니게 되지만 각자가 체험하며 살아온 고유성 때문에 상대적인 차이를 갖게 된다. 사회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일면의 학습에 의한 진행은 비슷한 면에 있어서는 학습의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우리가 사는 사회를 지탱하는 일련의 규범에 익숙해지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Bornstein and Lamb, 1984).
1) 사회적 적응과 개인적 적응
아동이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일반적인 구성원들을 기준으로 한 그 일반적인 구성원들을 기준으로 한 그 사회의 규범, 전통, 이상, 가치관 등을 학습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대상은 가장 가까이서 접촉하게되는 부모 형제와, 이웃, 같은 또래의 친구들, 선생님 그리고 텔레비젼에서 보게되는 여러 종류의 등장인물들, 그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영웅, 정치가, 과학자, 연예인 등이 된다. 인간은 고도의 사회적 동물이므로 자기 주위의 가까운 대상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성장하게 되어 있다. 장애의 종류에 따라서는 쉽게 눈에 뜨이는 것이 있어서, 이로 인해 사회 속에서 보다 뚜렷한 영향을 입게 되는 수가 있다. 특히 청각장애아의 사회화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요인은 일반 사람들과 대화를 통한 원만한 의사 소통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몇몇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청각장애아들을 일반 학급에 통합시켰을 때, 청각장애로 인하여 인간관계에 여러가지 문제가 야기되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정상아들이 놀이짝을 택할 때에 청각장애아를 선택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으며, 그보다 더욱 심한 것은 뇌성마비 장애아의 경우였다(Force, 1956). 이러한 현상은 보청기를 끼고 있는 까닭에 장애가 쉽게 눈에 띄고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겠다. 사교성과 활동력이 탁월한 청각장애아의 경우에도 우선적으로 놀이짝에 선택되지는 않았다. 이에 반해서 그로부터 약 20년 후의 대표적인 연구 결과를 보면, 국민학교 1학년과 2학년의 정상 학급에 통합된 청각장애아들이 다른 정상아들과 잘 어울리고 있음이 확인되었다(Kennedy and Bruininks, 1974).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로 일반 학급에 통합되어 있는 청각장애아들은 학교 생활에 있어서 다른 정상아들과 아무런 차이도 없었으며, 친구들로부터 놀이짝으로 택하여지는 경우가 일반 아동보다 더 많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한 현상은 난청아보다 농아를 친구들이 더욱 선호했으며, 어떤 아동은 반에서 그 인기도가 상위권에 들어 있었다. 그 청각장애아들의 성장과정을 추적해본 결과 유아기에는 특수교육을 받았으며 정상적인 아동들과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유치원 교육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유아기부터 정상아와 통합 교육을 받아 온 청각장애아들은 특수교육을 통하여 학습 향상을 보강해 줄 수만 있다면 국민학교에 진급하면서 큰 지장없이 정상아 교육환경에 통합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청각장애아의 유아기 특수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청각장애 성인들의 사회적응도에 대한 연구가 미국 뉴욕주에서 있었다(Baroff, 1969). 인터뷰를 통한 본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청각장애 성인들이 정상인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지속하여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담자 중 75%는 친하게 사귀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 일주일에 1회 이상 사교 모임에 나가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었다. 그들이 사귀고 있는 사람들 중 절반 가량은 정상인들이며, 또 그들이 사귀는 층도 다양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대담에 응했던 청각장애자 중 약 1/3 정도는 자신들에 대한 정상인들의 감정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개인의 자아란 스스로의 감정이나 태도에 대한 인식에 의한 것으로서 청각장애아의 경우도 정상인들과 유사하리라 본다. 청각장애아에게 있어서 이러한 자아에 대한 발견은 언어 지체에 기인해서 늦어질 수 있으며, 여성 또는 남성의 역할이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겠다(McConnell, 1973).
청각장애 자체가 정서적 불안정이나 정신적 제문제를 유발시키는 요인이 될 수는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쌓여 온 스트레스나 올바른 인격 형성에 있어서의 문제, 또는 발달 과정에서 야기될 수도 있는 역관계의 영향으로 정상인보다 두 배 정도의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음이 인구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Altshaler, 1967).
마이클 버스트(1964)가 청각장애아들을 대상으로 사회성숙도 검사를 실시해 본 결과, 정상아들보다 약 10%정도 지체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연구는 정상인들이 갖게 되는 고도의 사회 경쟁력에 그 초점을 맞추었는데 청각장애아들의 경우에는 경쟁에 필요한 자신에 대한 강화와 자기 지시에 대한 능력이 지체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마이클 버스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1세가 되는 청각장애 성년은 사회성숙도에 있어서 동년배 정상인 보다 약 15~20% 지체될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2) 청각장애아와 가족 관계
임신을 하게되면 부모는 출산할 때까지 새로 태어날 생명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게 된다. 이 기대 심리는 육체적 아픔에 대한 보상심리와 새로운 생명이 이루게 될 미래의 성취,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것을 자식이 대신 이루어 주리라는 기대치까지도 포함하게 된다. 그러나, 태어난 아기가 장애를 갖고 있거나 성장 도중에 장애를 입게되면 기대치가 높은 만큼 실망도 커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모들은 현실과의 갈등속에서 자신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로스(1975)의 기대치에 대한 연구를 보면, 미래에 아내 또는 남편의 역할을 하게 될 새 생명의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에 더해서 그 아기가 말을 시작하거나 돐을 맞이하는 장면부터 자라서 그 부모 자신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때까지를 내다본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한 기대적 보상에 대한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동을 바라볼 때 끝없이 절망하게 된다. 이 장애아는 정상아로서 성장․발달할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순탄하고 안정된 생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후일 성장한 후에도 그들의 생활을 부모에게 의뢰해야 하거나, 아니면 사회봉사기관에 의탁해야 한다는 것을 부모는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 아래서는 장애아가 성장해 나가는 동안에도 부모는 늘 정상아들과 비교하게 됨으로써, 불안과 갈등이 항상 그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3) 직업에의 적응
청각장애 성인들은 여러 가지의 직종에 종사하고 있으나 정상인들보다는 수적으로 적다. 직종별 분포를 보면 전문직종에 종사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에 도전하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듯이 보인다. 이는 의사전달의 문제점과 교육 수준의 한계성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샤인과 델크(1974)의 보고서에 의하면 60%정도의 청각장애자들이 단순기술 부문에 종사하거나 고도의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거래업 분야에 고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각장애자 고용 현장에서의 고용주의 편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계속적인 사회적 홍보활동을 통해 장애자들의 성실성 및 효율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적 불편과 의사소통의 문제를 이해시키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청각장애자들이나 기타 장애자들에게 특수한 기술 훈련과 보다 일반적인 정보․작업 기술을 교육시킴으로써 직업훈련의 영역에 대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청각장애자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혁신은 60~80%가 종래 그들이 종사했던 직장에 들어가 일하고 있지 않음을 조사․연구하는 데에 근거를 두고 있다(Lerman and Guilfeyle, 1970). 청각장애 성인이 직장에 들어가서 보다 성공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며, 장애를 극복하고 경제적인 자립을 얻고, 직업적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하여 적성에 알맞는 직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IV. 결론
청각장애아는 언어를 통한 자유로운 의사 전달 기회의 부족으로 사회화에 지체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발달 도중에 있는 아동들로 하여금 사회화 과정과 인생관 정립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으로 연구 결과는 보고하고 있다. 청각장애 자체가 사회화 및 인지 발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교육과 환경의 적극적인 도움이 뒷받침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말이다.
청각장애아의 현실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회적 체험이 중요하다. 보청기나 전화벨이나 초인종이 울릴 때, 빛을 번쩍이게 해줌으로써 정보에 관심을 갖게 하는 현대 기술의 이용은 청각장애아의 사회화를 도와주는 좋은 예가 된다. 사회화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은 청각장애자들이나 기타 다른 장애자들에 대한 사회의 올바른 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장애자 자신들에 있어서는 보다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청각장애아들의 학습 지체는 일반적으로 동년배 정상아들에 비하면 2년 정도에서 심하면 5년 정도까지 뒤쳐지고 있다(Kirk, 1983). 청각장애아들의 학업이나 사회적 학습은 가정의 환경과 관심 여하에 따라 보충되기도 하고 지체될 수도 있으며 자라나는 동안 진행되어 간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닌 미국의 공법 94․142는 장애아의 생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치는 대상을 가정 환경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치료적 교육에 대한 책임을 부모에게 물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 법을 제정하였다. 또한, 이 법에서는 특수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참여 하에 판별․분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족 전체의 분위기가 청각장애아의 자세와 습관 형성에 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므로, 문제해결에 있어서도 장애아 개인이 아닌 가족 전체에게 그 책임이 나누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교사와 함께 그 장애아들의 생활에 있어서 교육의 모델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가정은 언어발달을 주도하는 교육현장이 된다. 또한, 유아기에서 청년기까지 가정은 사회화를 위한 학습의 중요한 현장이 되기도 한다. 어떤 형태이건간에 의사전달의 시작은 가정에서부터이다. 또한 아동의 가치관 형성이나 발전도 이 가정의 구성원인 가족들에 의해 영향받고 있는 것이다. 청각장애아의 원만한 사회 적응에 기여하는 부모의 교육적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출처] [펌] 청각장애아의 사회화 과정|작성자 샌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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